분배율 20%와 예금 3%, 직접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

“예금 금리가 3%인데 이 ETF는 분배율이 20%네.” 커버드콜 ETF를 처음 봤을 때 제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입니다. 계산기를 두드리면 답이 뻔해 보였습니다.

이 비교가 왜 성립하지 않는지 정리하는 데 저는 꽤 오래 걸렸습니다. 두 숫자는 애초에 같은 종류의 숫자가 아닙니다.

분배율 20%와 예금 3%, 직접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 — 분배율만 보면 안 되는 이유 — 세 개 숫자
분배율만 보면 안 되는 이유 — 세 개 숫자

하나는 약속, 하나는 결과입니다

연 3% 예금은 은행이 1년 뒤 3%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계약이고, 지키지 않으면 법적 문제가 됩니다. 만기에 받을 금액이 가입 시점에 확정돼 있습니다.

반면 ETF의 분배율 20%는 약속이 아닙니다. 지난달에 실제로 지급된 금액을 현재 주가로 나눈 뒤 12를 곱한 값입니다.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 월 분배율 = 당월 주당 분배금 ÷ 현재 주가
  • 연환산 분배율 = 월 분배율 × 12

여기서 × 12가 함정입니다. 이번 달 옵션 프리미엄이 유난히 두둑했다면 그 한 달치가 열두 배로 부풀려집니다. 커버드콜의 분배 재원인 옵션 프리미엄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매달 출렁입니다. 변동성이 잠잠한 달에는 확 줄어듭니다.

즉 연 20%는 “앞으로 20%를 주겠다”가 아니라 “지난달 수준이 열두 달 이어진다면 20%”라는 가정문입니다.

원금이 보장되느냐가 결정적입니다

더 큰 차이는 원금입니다. 예금은 예금자보호 한도 내에서 원금이 보장됩니다. 3%를 받는 동안 원금 1억은 그대로 1억입니다.

커버드콜은 다릅니다. 제 계좌 숫자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보유 중인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최근 12개월 분배수익률이 23.1%였습니다. 예금의 일곱 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항목
최근 12개월 분배수익률23.1%
최대낙폭(MDD)−37.0%
1년 총수익률(TR)+127.8%

원금이 고점 대비 37% 빠진 구간이 있었습니다. 1억이 6,300만 원이 되는 동안 분배금은 계속 나왔다는 뜻입니다. 예금이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른 보유 종목인 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도 분배율은 20.3%지만, 제 매입가 대비 평가손익은 −5.05%입니다. 화면상으로는 손실 중인 종목이 매달 현금을 보내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럼 어떻게 비교해야 하나

굳이 비교하겠다면 분배율이 아니라 총수익률(TR)을 놓아야 합니다. 분배금과 가격변동을 합친 값이라 예금 이자와 성격이 그나마 비슷해집니다.

구분예금커버드콜 ETF
수익 성격확정 이자변동 분배 + 가격변동
원금보장(한도 내)보장 없음
비교할 숫자금리총수익률(TR)
세금이자소득세 15.4%배당소득세 15.4%
중도 인출이자 손해시장가 매도(손실 가능)

그리고 반드시 낙폭을 함께 봐야 합니다. 총수익률이 예금보다 높아도, 그 과정에서 −37%를 견뎌야 했다면 그건 전혀 다른 상품입니다. 수익률이 비슷하다고 위험이 비슷한 게 아닙니다.

정리하면

  • 예금 금리는 약속, ETF 분배율은 지난달 결과의 열두 배입니다. 같은 칸에 놓을 수 없습니다.
  • 분배율이 높다고 수익이 큰 게 아닙니다. 원금이 그만큼 빠졌을 수 있습니다.
  • 비교하려면 총수익률로, 낙폭과 함께 봐야 합니다.
  • 둘은 목적이 다릅니다. 예금은 원금을 지키는 자리, 커버드콜은 원금 변동을 감수하고 현금흐름을 만드는 자리입니다.

저는 예금을 대체하려고 커버드콜을 담은 게 아닙니다. 실제로 제 IRP 안에도 예금과 MMDA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두 자리는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3%와 20%를 나란히 놓고 고민하고 계셨다면, 그 비교부터 내려놓으시길 권합니다.

그래도 헷갈릴 때 던지는 질문 세 가지

상품 설명을 봐도 판단이 안 설 때, 저는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물어봅니다.

  • “이 숫자는 약속인가, 지난 결과인가?” — 확정 금리라면 계약서에 적혀 있습니다. 적혀 있지 않다면 그건 과거 실적입니다.
  • “원금이 반토막 나도 이 상품을 들고 있을 수 있나?” — 커버드콜의 낙폭은 기초자산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못 견딜 것 같으면 분배율이 아무리 높아도 맞지 않는 상품입니다.
  • “이 돈을 언제 쓸 것인가?” — 2년 뒤 쓸 돈이라면 원금 변동을 감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금이나 안전자산 자리입니다.

둘을 함께 쓰는 게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제 IRP 안에는 커버드콜 ETF와 예금·MMDA가 나란히 들어가 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규정입니다. IRP는 위험자산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어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선택입니다. 시장이 크게 빠졌을 때 추가 매수를 하려면 흔들리지 않는 자금이 어딘가에 있어야 합니다. 전부 커버드콜에 넣어두면 하락장에서 살 돈이 없습니다.

참고로 2025년 9월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1억 원으로 상향됐고, 퇴직연금·연금저축은 일반 예금과 별도로 각각 1억 원까지 보호됩니다. 다만 같은 계좌 안에 있어도 ETF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이 구분을 모르면 “IRP에 있으니 다 보호되겠지”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여유있는 삶을 꿈꾸는 여러분의 행복한 투자를 응원합니다.


※ 본 글은 개인의 투자 기록 공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지표는 작성 시점 기준이며 측정 구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금 금리는 예시이며 실제 상품별로 다릅니다. 과거 성과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댓글 남기기